1974년 8월 15일 목요일
* 나의 빛바랜 일기장에서 발췌해낸 내용이다. 무심코 들춰내 본 일기장인데 1974년 8월 15일에 육영수 여사께서 8.15경축 식장에서 서거를 하신날이라고 기록이 되어 있었다.
1974년 8월 15일 목요일 맑음
8월의 절반치, 아니 여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비가 오는 대신에 바람이 한들거리며 낯을 스쳐 지나갈 때 옅은 가을의 맛이 순간에 느껴지기도 했다. 가을과 여름이 서로 시샘을 하는 소리가 들판에서 분산했다. 들판의 벼 이삭이 팰듯 말듯한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사이로 가을의 정탐병들이 왔다 갔는지 약간의 분위기는 가을의 냄새가 풍기기도 했다.
한여름의 정오쯤 하늘 높은줄 모르게 길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둥치의 잎 사이에서 매미놈이 억세게 울어댔다. 어떨때는 자장가로 들리는데 어떨 때는 알토, 소프라노로 들리기도 한다. 그 소리가 여름을 작렬시킨다.
바로 저 매미란 놈이 그런대로 여름의 맛을 제대로 돋궈 주는 경음악 연주가이다.
"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매-엠"
국민학교 1학년 아이들이 소리를 낼 때의 바로 그 도레미파솔라시도 음이다.
배고픈 하룻살이들이 해가 한발이나 남을 때쯤에 많이 설쳐댄다. 이때쯤이면 으레히 저놈도 잊지 않고 여름을 즐길줄 안다.
저녁무렵엔 점심때와는 다른 매미가 울어 댔다.
" 씰롱 씰롱" 하면서 울어대는 매미이다. 매미는 어떻게 저렇게 다양하게 소리를 낼까? 책상앞에 압ㅈ아 온갖 생각들이 오고 갔다. 저 매미는 장동감 나무에서 잘 소리를 냈다.방학때 보충 수업을 받는다고 집에도 가질 않았는데 우리집 장동 감나무에서도 저 씰롱 매미가 울어대고 있을 것이다.
그 매미를 유심히 관찰해 본적이 있다. 날개는 맑은 유리알처럼 아주 투명했으며 그 투명 날개를 늘어뜨리고 양철용수철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뒷 궁둥이를 옴칠거릴 때마다 씰롱거리는 소리가 났다.
하늘위에는 제비가 마당을 한바퀴 돌고 다시 쌔앵 아랫채 지붕위로 다시 한바퀴 비잉 돌았다.
잘못하면 매미놈이 제비에게 잡아 먹힐지도 모른다. 저 위급한 순간을 매미는 알고 있을까?
저녁무렵이 다가 오니까 무언가 심심했다. 대청마루에 누워 보기도 하고 바깥에 나간다는게 마당에서 조금 서성거리다가 다시 방 안에 들어 왔다. 따분한 여름날의 하루다.
( 이날 라디오나 털레비젼에서는 육영수 여사의 서거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으나 나는 매스컴하고는 거리를 두었으니까 이날의 사건은 감지를 하지 못하고 며칠뒤에 일기장에 살짝 메모를 해 둔 흔적이 있었다)
1974년 8월 15일 목요일 맑음
8월의 절반치, 아니 여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비가 오는 대신에 바람이 한들거리며 낯을 스쳐 지나갈 때 옅은 가을의 맛이 순간에 느껴지기도 했다. 가을과 여름이 서로 시샘을 하는 소리가 들판에서 분산했다. 들판의 벼 이삭이 팰듯 말듯한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사이로 가을의 정탐병들이 왔다 갔는지 약간의 분위기는 가을의 냄새가 풍기기도 했다.
한여름의 정오쯤 하늘 높은줄 모르게 길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둥치의 잎 사이에서 매미놈이 억세게 울어댔다. 어떨때는 자장가로 들리는데 어떨 때는 알토, 소프라노로 들리기도 한다. 그 소리가 여름을 작렬시킨다.
바로 저 매미란 놈이 그런대로 여름의 맛을 제대로 돋궈 주는 경음악 연주가이다.
" 맴 맴 맴 맴 맴 맴 맴 매-엠"
국민학교 1학년 아이들이 소리를 낼 때의 바로 그 도레미파솔라시도 음이다.
배고픈 하룻살이들이 해가 한발이나 남을 때쯤에 많이 설쳐댄다. 이때쯤이면 으레히 저놈도 잊지 않고 여름을 즐길줄 안다.
저녁무렵엔 점심때와는 다른 매미가 울어 댔다.
" 씰롱 씰롱" 하면서 울어대는 매미이다. 매미는 어떻게 저렇게 다양하게 소리를 낼까? 책상앞에 압ㅈ아 온갖 생각들이 오고 갔다. 저 매미는 장동감 나무에서 잘 소리를 냈다.방학때 보충 수업을 받는다고 집에도 가질 않았는데 우리집 장동 감나무에서도 저 씰롱 매미가 울어대고 있을 것이다.
그 매미를 유심히 관찰해 본적이 있다. 날개는 맑은 유리알처럼 아주 투명했으며 그 투명 날개를 늘어뜨리고 양철용수철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뒷 궁둥이를 옴칠거릴 때마다 씰롱거리는 소리가 났다.
하늘위에는 제비가 마당을 한바퀴 돌고 다시 쌔앵 아랫채 지붕위로 다시 한바퀴 비잉 돌았다.
잘못하면 매미놈이 제비에게 잡아 먹힐지도 모른다. 저 위급한 순간을 매미는 알고 있을까?
저녁무렵이 다가 오니까 무언가 심심했다. 대청마루에 누워 보기도 하고 바깥에 나간다는게 마당에서 조금 서성거리다가 다시 방 안에 들어 왔다. 따분한 여름날의 하루다.
( 이날 라디오나 털레비젼에서는 육영수 여사의 서거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으나 나는 매스컴하고는 거리를 두었으니까 이날의 사건은 감지를 하지 못하고 며칠뒤에 일기장에 살짝 메모를 해 둔 흔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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