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이야기

1973년 8월 1일 수요일 맑음

배꼽마당 2012. 11. 8. 14:04

1973년 8월 1일 수요일 맑음

 

2007년 7월 28일 오전 12:07

낚시를 샀다. 35원어치다. 낚시 대나무는 내가 직접 구했다.가늘고 쭉 곧은 대나무를 미리 베어다가 말려 놓은 대나무를 다듬어 놓은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 너는 사주에 고기 잘잡는 것은 없던데!" 하셨다. 물고기를 잘 잡는 것도 사주에 나와 있어야 한다는 어머니 말씀에 기분이 상당히 언짢았다. 항상 운명에 복종하는 듯한 어른들의 생각에 반감이 생겨졌다. 속으로만 말이다.

하기사 우리 식구들 중에 물고기를 잘 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머니 말씀처럼 나 역시 사주에 물고기하고는 인연이 없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재작년에 처음으로 낚시를 하러 갔었는데 5마리를 잡는게 고작이었다. 가짜 파리처럼 생긴것을 미끼로 해서 피리를 낚는 방법이었다.

그렇다고 실망부터 먼저하면 성공을 하지 못할게 뻔했다. 작년에는 실력이 없었고 경험 부족때문에 그랬지만 올해는 다르다. 낚시 묶는 기술이 부족한 탓도 있었다.
노상호 선생님께서 낚시에 상당히 실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수업을 하시다가도 곧잘 낚시 이야기를 해 주시기에 귀가 솔깃하여 중요한 것을 메모해 두기도 했다. 이번에 선생님의 말씀대로 잘 해 보아야지!
오늘은 소쿠리에 15마리! 묵직했다. 큰놈 서너마리가 제법 무게를 더했다. 대 신기록이었다.
낚시 바늘에 고기가 물렸을 때에 낚싯대 끝이 바르르 떨렸다. 낚시대 끝이 휘청 휘어지며 잡은 손끝에는 무엇인가 짜릿함이 느껴져 왔다.

어머니의 말씀중에 ' 고기를 잘 잡는것은 사주에 있어야 한다!' 하셨던 그말에 속으로 상당한 반감이 일어 났던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고기를 잘 잡는 사주가 없어도 요령을 터득하면 잘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 셈이다.
' 나의 사전엔 불가능이 없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나폴레옹의 말처럼 나의 사전에도 불가능이 없다라고 외치고 싶었다. 별것 아닌 물고기를 많이 낚은 사실 하나에 왜 이렇게 흥분이 될까?


( 1973년의 빛 바랜 제 일기장에서 발췌 해낸 내용이었습니다.)

 

 

'◆나의 추억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천강에서 고기잡기   (0) 2012.11.08
나무꾼이 되었던 시절   (0) 2012.11.08
1974년 8월 15일 목요일   (0) 2012.11.08
1973년 8월 7일 화요일 맑음   (0) 2012.11.08
갈대 꽃   (0) 201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