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조 작품방

호롱불

배꼽마당 2014. 7. 20. 23:05

 호롱불

 

                                                       김용규

 

 

하이얀 창호지가 빛에 절여 아련하다

앉은 키 높이보다 조금 낮은 등잔 위엔

주홍빛 아리아리한 호롱꽃이 피어난다

 

갈 앉는 그 빛 아래 나즈막한 정도 눕고

뒷동산 겨울밤이 솔바람에 흐드러질 때

아늑한 호롱불꽃에 그리움하나 붉어지고

 

어둠을 사알사알 저어내는 몇 올의 빛

그 속에 따스함 하나 꼬옥 꼭 파 묻으며

울 엄마 팔베개 향에  옛 이야기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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