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동안 폐렴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졌던 유치반 황0아가 여름 방학중 운영되는 돌봄 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 그 모습이 비춰졌다.
어여쁜 6살 아가씨가 나에게 편지 한통을 건넸다. 오랫만에 나타난 모습이 참 반가웠는데 편지까지 썼다니!
자신이 직접 만든 편지 봉투와 그림을 그려 그것을 다시 오려 종이에 붙이는 정성을 들였고, 편지의 형식을 본 경험이 있는지
봉투의 바깥에 우표까지 붙였다. 또 안쪽에 우표 두장을 붙이는 정성을 더했다. 언제 한글 공부를 했는지 제법 또박하게
글씨를 잘 썼다. 이 편지를 쓰고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자세히 보니 6살 꼬마가 아닌 천사의 편지였다.
도화지를 잘 접어 편지 봉투처럼 만들었다.
처음엔 성생님으로 썼다가 선자만 고친 흔적이 뚜렷하다
그런데 이런 우표는 어디서 구했을까?
작년 도예 체험을 하러 갔을 때 찍은 편지를 쓴 주인공 유치반 아가씨
난 이 귀한 편지를 읽고 칭찬을 하기 위해 유치반 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황0아를 보내달라고 했다. 편지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인데
다른 유치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도 함께 따라 오는게 아닌가! 괜히 질투를 할게 분명하니 난 잠시 머뭇거리면서 다른 두 아이에게 편지때문에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머뭇머뭇 하다가 금세 사라졌다. 그 사이에 편지에 대한 감사의 말을 곱게 전할 수 있었다.
위의 편지에서 고선해서요는 고생해서요라고 번역을 해야겠다. 유치반 주변 풀베기, 유치반 아이들을 위해 대형 트램폴린 설치 한것이
그랬는가 보다. 풀 베는 것이 고생으로 보였나 보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조금전에 사라졌던 두 아이가 자기도 편지를 썼다며 접은 종이를 나에게 건넨다.
세 아이가 모두 여섯살인데 이 편지는 아직 한글을 모르는 남자 아이의 편지다.
다른 유치반 여학생에게서 받은 또 다른 편지다.
나중에 유치반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교장실에 갔다 오더니 그렇게나 좋아하는 간식 시간인데도 간식을 먹을 생각은 전혀 없고
종이와 연필을 찾더니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쓴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란다.
샘이 났던 모양이다.
어제의 일인데 오늘 이 두 천사들에게 예쁜 칭찬을 해 주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김용규
마음이 가난하지 않을때의 끈끈함에
기쁨의 전율하나가 가슴켠에 드리우고
따스한 장작불 처럼 타오른다 하늘하늘
살포시 따순정을 베풀수 있는 그것만으로
도옹글 눈망울에 보송보송 윤기 흐를땐
순수의 재잘거림도 마알갛게 눈부시다
땀흘린 그만큼만 새겨나는 소망위에
다듬이 또닥이는 그 맑음이 꿈틀리고
또하나 햇살 퍼담아 하늘꿈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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