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굴
김용규
이끼낀 큰 바위는 하늘 향해 쭈욱 뻗고
다래순 엉킨 덩굴 원시 닮아 신비로운데
산허리 감긴 안개에 성모천왕 혼이인다
산야를 누빈 여인 정순덕의 흔적 사글고
빨치산 슬픈 사연 세월 아래 잔영되어
산사의 목탁울림에 메아리로 목이멘다
미움이 더 그리워 혼백이 된 주검이여
응어리진 그 상처 이제 그만 쓰다듬고
고옵게 진한 향불로 선녀의 혼 피우소서
* 선녀굴 :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송대마을 뒤 해발 약 1000m에 위치한 선녀굴은
마지막 빨치산이었던 정순덕, 이홍이, 이은조 3인방이 10여년 동안 은거 해 있었던
곳이며 1962년 이은조가 사살당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