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韓國寺址 현황조사 보고서] – 함양 유천면 엄천사지(嚴川寺址)

1. 소 재 지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남호리 258번지 일원

2. 연 혁

엄천사는 『咸陽郡誌』에 의하면 신라의 사찰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사찰의 창건과 폐사에 관련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구전에 의하면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전한다. 엄천사에 대한 가장 빠른 기록은 『太宗實錄』에서 찾아볼 수 있다. 太宗 7 12 2日 條 기사를 살펴보면,1406년 寺社革罷가 시행된 이듬해에 전국 고을의 명찰을 자복사로 지정할 당시 엄천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후 16세기 기록인 『新增東國輿地勝覽』과 18세기 작성된 『輿地圖書』, 『梵宇攷』 등의 문헌에서 엄천사 내용을 찾아 볼 수 있으나, 대부분 간략한 위치 정보만 기술하고 있다. 이 외18세기에 제작된 《嶺南地圖》와 《東輿圖》, 《廣輿圖》 등 19세기 고지도에 사찰이 표기되어 있어서 15~19세기에는 사찰이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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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조사구역 전경


3. 유적현황

1) 조사구역 현황

엄천사지는 남호리에 위치한 동호마을 전역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현재 추정사역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사찰 건물지 관련 유구는 지표상 확인되지 않는다.

전언에 의하면 마을 내 탑과 승탑 등 유물이 많았으나, 대부분이 도난되었다고 한다. 현재 마을 곳곳에서는 돌확과 장대석, 초석 등의 치석재 등이 확인된다. 초석은 마을입구에 위치한 경작지 265-5번지와 271-1번지 민가 담벼락에서 확인된다. 265-5번지에 위치한 초석은 97×97㎝의 정방형 초석 위에 4단의 원형주좌가 각출된 형식으로 1단의 직경은 40㎝이고 2단은 47, 3단은 63, 4단은 71㎝이다. 271-1번지의 초석은 2단의 원형주좌가 각출된 형식으로 지표에 반 이상이 묻혀있는 상태이다. 돌확은 마을 내 총 7기가 확인되는데, 243-2, 258, 259-1, 272-2, 357-1번지 민가에 각각 1기씩 있으며, 277-1번지 민가에는 2기가 확인된다. 장대석은 265-5번지에서 1, 274-1번지에서 2, 277-1번지에서 1매 등 총 4매가 확인된다. 이외 기조사 자료에 수록된 도판에서 확인되는 민가 내 장대석들은 집 보수 공사 당시 사용되어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마을 주민의 전언에 의하면 마을 내 다량의 치석재가 산재해 있었다고 하나, 1970년 마을 내 도로 공사 당시 치석재 등이 매몰되거나 외부로 반출되었다고 한다.

마을회관에서 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남호리 362번지에서는 석종형 승탑 2기가 확인된다. 마을주민의 전언에 의하면 승탑은 원래 마을 내 있었으나, 동산문화재 도난사건이 빈번하여 차량 진입이 어려운 현재의 위치로 이동한 것이라고 한다.

유물은 마을전역을 비롯해 마을을 벗어난 곳까지 다양한 종류의 기와편과 자기편, 토기편 등이 확인된다. 기와편은 통일신라에서 조선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평기와편이 대부분으로 종선문, 사격자문, 무문, 어골문, 어골복합문(명문+복합문), 방곽 명문, 호상문, 수파문 와편 등이 있다.명문 와편은 마모가 심해 정확히 판독하기 어려우나延祐元年閏三月十三日로 시문되어 있어 1314년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통일신라에 제작된 귀면와편, 고려중·후기 것으로 판단되는 귀목문 암막새 등이 확인되며, 전돌편 등이 수습되었다. 자기편은 청자편과 백자편 등이 확인되지만, 조선후기 백자편이 대부분이다. 토기편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외면에 2~3조의 음각선이 표현된 것과 외면에 격자, 내면에는 박자흔이 표현된 것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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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265-5번지 내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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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247-1번지 내 장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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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산포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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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延祐元年閏三月十三日”명 와편 실측도(축소비율 1/8)


2) 소재문화재

362번지에 위치하는 승탑 2기는 모두 석종형이다. 승탑1은 탑신과 하대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옥개석은 망실되었다. 전체높이 92, 직경 78㎝으로, 탑신 중앙에 는 49×8.5㎝ 크기의 장방형 방곽 안에 음각으로桂華天暉和尙塔”이라는 당호를 새겨놓았다. 하대석 상면에는 1단의 팔각 탑신괴임을 각출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으며, 탑신괴임 아래로 8엽의 연판문이 표현되어 있다.

승탑2는 탑신부와 하대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승탑2는 탑신부 상단에서 좁아지는 형태의 종신형으로, 탑신과 상륜부가 한 돌로 표현되어 있다. 전체높이 약 125, 직경 48㎝이다. 탑신부와 상륜부 경계에 총 8엽의 연판문이 있고, 연잎 사이에는 간엽을 표현하였다. 상륜부는 19×8.5㎝ 보주형이다. 하대석은 110×15㎝의 장방형의 석재에 탑신괴임을 초각하고 있다. 탑신괴임 둘레에는

연판문을 새겼는데, 마모가 심해 세부 표현은 살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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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승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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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사지 승탑 2


4. 조사결과

엄천사지는 신라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관련문헌기록을 통해19세기 중엽까지도 운영되었음을 알 수있는 곳이다. 또한 조선전기 자복사로 지정된 것으로 보아 당시 함양지역을 대표하던 사찰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사찰의 운영시기는 산포하는 유물의 속성으로 보아 통일신라~조선후기로 추정되며, 이는 구전 및 문헌 내용과 일치하는 편이다. 유물의 산포범위와 자복사로 지정된 점 등을 통해 엄천사는 대규모 사찰로 운영되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추정사역 일원은 마을의 형성으로 인해 사찰 관련 유구 등이 훼손되었으며, 소재문화재 도난사건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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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원

경남대학교박물관, 『문화유적분포지도-함양군』, 2006, p.246.

『太宗實錄』 卷14 7(1407) 12 2.

『新增東國輿地勝覽』 卷31 慶尙道 咸陽郡 佛宇.

『輿地圖書』 慶尙道 咸陽 寺刹.

『梵宇攷』 慶尙道 咸陽.

경남대학교박물관, 앞의 책, 2006, p.351.

 

(자료 : http://www.jiri99.com/index.php?mid=templesite&document_srl=833549 (지리산 아흔아홉골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