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별집 제16권
-지리전고(地理典故)
♤산천의 형승(形勝)
○ 진주의 지리산 :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 산을 둘러싸고 아홉 고을이 있으며, 산의 높이와 넓이는 몇백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동쪽은 천왕봉(天王峯)이라 하고, 서쪽은 반야봉(般若峯)이라 한다. 서로 연결된 계곡은 깊고 커서 백 리나 되는 긴 골짜기가 많다.
산의 맨 꼭대기에 향적사(香積寺)ㆍ가섭대(迦葉臺)가 있고 내를 따라 서쪽에는 화암사(華岩寺)ㆍ연곡사(燕谷寺)가 있으며, 남쪽에는 신흥사(神興寺)ㆍ쌍계사가 있다. 이 절에는 최고운(崔孤雲 최치원)의 화상이 있다. 냇가의 석벽에는 큰 글자로 ‘고운(孤雲)’이라고 새긴 것이 많다.
큰 냇물이 신흥사 앞에서 섬진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또 한 줄기 물이 향적사(香積寺) 앞에서 내려와 살천(薩川)에 이르러 진주를 돌아서 동쪽으로 흐르는데 이것을 청천강(菁川江)이라고 한다.
천왕봉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천불암(千佛菴)이 있고, 암자에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굴이 있다. 동쪽으로 바다를 굽어보며 서쪽으로 천왕봉을 등지고 있어 맑은 경치가 절묘(絶妙)하다. 이 굴을 ‘암법주굴(巖法主窟)’이라고 부른다. 또 만수동ㆍ청학동이 있는데 만수동은 지금의 구품대(九品臺)이고, 청학동을 지금은 해계(海溪)라고 한다.
○ 함양의 지리산 : 북쪽에 영원동(靈源洞)ㆍ군자사(君子寺)ㆍ유점촌(鍮店村)ㆍ벽소운동(碧霄雲洞)ㆍ추성동(楸城洞)이 있는데 모두 경치
좋은 곳이다. 산골물이 합쳐서 임천(瀶川)이 되고, 흘러 내려 가서 용유담(龍游潭)이 된다.
용유담의 양쪽에는 바윗돌이 평평하게 깔리고 겹쳐 쌓였는데 다 갈아 놓은 것 같다. 가로 놓이기도 하고 옆으로 펴지기도 하였다. 어떤 것은 큰 장독을 닮았는데 그 깊이는 바닥이 없고, 어떤 것은 술단지 같기도 하여 천 가지 만 가지로 기기괴괴하다. 물 속에는 가사어(袈裟魚)라는 물고기가 있다. 물은 군(郡)의 남쪽 25리 지점에 이르러 엄천(嚴川)이 된다. 시내를 따라 올라가고 내려가면 개천과 돌의 경치가 매우 기이하다.
[민족문화추진회 연려실기술 두류산 관련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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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긍익 [李肯翊, 1736~1806]
본관 전주(全州). 자 장경(長卿). 호 연려실(燃藜室). 어려서 부친에게 수학, 학문과 글씨가 뛰어났으며 실학을 제창하고 고증학파 학자로서도 유명했다. 소론(少論)의 한 사람으로 당론을 강력히 주장, 노론(老論)이 집권하자 여러 번 귀양을 갔고 집안이 크게 화를 입있다. 저작(著作)은 많았으나 겹치는 귀양살이로 거의 유실되고 전하는 책은 극히 적다. 대표적 저서로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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