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이야기

공개바위와 천상굴

배꼽마당 2019. 3. 15. 11:21

천상굴은 공개바위에서 아주 가까우며 수독골 뒷쪽에 위치한 곳이다. 동강마을에서 수독골로 오르는 길이 있었는데 지금은 길이 뚜렷하지 않으며 구시락재에서 산능선을 따라 오르는 곳이 수독골이며 한쟁이골과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에는 많은 천연동굴이 있다. 제주도처럼 용암동굴이 아닌 그냥 바위로 둘러싸인 자연형상의 동굴이며 굴 안이 길거나 넓은 것도 아니면서 동굴은 지방사람들의 많은 애환을 담고 있기도 하다. 박쥐굴은 노장대 인근에 있으면서 일제 시대때는 강제 징용을 피하기 위하여 엄천 사람들 몇은 그 곳에 숨어 살기도 했다는데 1940년 전후엔 그 박쥐굴의 아래부분은 구들장을 놓아서 불을 지피기도 했고 바람을 피하기도 했으며 비가 많이 올때는 빗물이 조금씩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사람들이 원시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아주 좋았다고 한다. 그 후에 그 동굴을 이용한 사람들은 숯 굽는 사람과 목기를 깎는 사람들의 움막터가 되기도 했고, 그 다음에 이용을 한 사람들은 빨치산들이었다.

휴천면 동강리 점촌마을에 살고 있는 홍순용(작고)씨도 그 박쥐 굴을 많이 이용하였다고 한다(본인의 직접 증언을 들었음).

굴 속에 있는 오소리를 잡기 위하여 며칠동안 굴 속에 지내기도 하였는데, 홍순용씨는 당시에 지리산을 누비고 다니는 유명 사냥꾼으로 활약을 했다.

함양군 휴천면 지리산의 중턱에 있는 수독골에는 일제시대 전후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박내삼씨이고 그 아들인 박재천씨이다. 오랫동안 수독골에 살면서 화전을 일구면서 살다가 6.25때 빨치산의 준동 때문에 휴천면 동강리 게음터로 이사를 왔는데, 박재천씨의 딸이 현재 휴천면 동강리에 살고 있기도 하다.

수독골 마을 터의 조금 위에는 천상 바위가 있고, 그 천상바위에는 작은 동굴이 있는데 그 동굴은 지리산의 호랑이 굴로도 아주 유명하다.

2005년 12월 현재 함양군 휴천면 남호리 절터마을에 살고 계시는 강서운 할머니(77세)의 증언에 의하면 수독 골에 살고 있었던 박재천씨의 여동생과 친구이기도 하여 산채를 채취하기 위하여 수독골까지 갔는데, 당시에 그 할머니는 17세였으니 계산을 해 보면 1945년이 된다.

그 할머니는 다른 사람들보다 산길을 걷는 속도가 빨랐으며, 오직 많은 산나물(고사리, 더덕및 기타 산채)을 채취 하는데만 신경을 쓰며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서 산 둔덕을 올랐다고 했다.

고사리보다 더 귀하고 값이 비싼 개발딱주(개발나물)나물이 산언덕에 수북히 나 있기에 그것을 채취하는데 골몰을 하던 중 큰 동굴의 양지 바른 곳에 세마리의 예쁜 강아지가 놀고 있어서 어린 마음에 그 강아지가 너무 귀엽기도 하여 강아지를 어루만져 주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큰 천상바위 위 쪽에서 으르렁 거리는 이상한 짐승의 소리를 듣고 위를 쳐다보니 황소만한 짐승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어서 조금은 겁이나 아래로 뛰어 내려 왔단다.

이야기 속에서만 들었던 호랑이라는 것을 그녀가 알리 만무했고 마을에서 기르는 강아지 정도로 인식을 하였으나 큰 짐승이라 조금 겁을 먹고 아래로 내려 왔단다. 강아지의 모습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와는 조금 달랐으며 털의 색깔이 알룩달룩하고 너무 귀엽게 생겨서 직접 쓰다듬기까지 했다 하니 그녀는 직접 호랑이를 만져 본것이다.

수독골의 천상 바위에서 호랑이 목격담은 더 있다.
당시에는 수독골까지 소 떼를 방목하기도 했는데 마을에서 키우는 소 떼를 그냥 풀어 놓으면 소 떼들은 자기네 끼리 풀을 뜯어 먹는데 그 소 떼들이 가끔 동굴 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경계 자세를 취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하는데 바로 호랑이를 본 소 데들은 자신과 동료 소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런 자세를 취하곤 했다 한다.

바로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맹수에 대한 짐승들의 방어 법과 흡사한 것이다.

수독골에 살던 박재천씨는 술을 아주 좋아 했는데 주막이 있던 휴천면 절터에서 꺼나하게 술이 취하도록 마시고는 한밤중에 홀로 산길을 걸어 수독골 까지 가곤 하였는데 그 분의 입으로 호랑이 목격담이 아주 많았다.

내가 어렸을 때 박재천씨에 대한 기억이 하나 있다. 동네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그분의 호랑이 목격담을 아직도 생생이 기억을 하고 있으며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 분은 몇 년 더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내 기억으로 호랑이에 놀란 후유증이라고 기억을 한다.

대략 추측을 해 본다면 1962,3년이 되는 것이다. 천상바위 주변에서 호랑이와 아주 가까이 대면을 하여 너무나 놀란 나머지 생(변)을 옷을 입은 채로 보았고, 호랑이한테 화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랐던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할머니 세대(70세 이상)들은 이 천상바위 굴은 호랑이굴로 통한다.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서 그 부근에 자주 갔어도 그 천상바위 안까지는 아무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는 바로 그 굴은 큰 짐승의 굴로 인식이 되어서 무서워서 들어가 본 사람이 없다 한다.

2019년 현재까지 지리산에 호랑이가 생존해 있다면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겠지만 지리산에서 호랑이 목격담은 당시의 신문 뉴스와는 조금 다르게, 늦게까지 호랑이 목격담이 엄천 골짜기에 소문으로 소문으로 흘러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천상바위와 천상굴, 공개바위, 베틀먼당, 마당바위, 문바위등 엄천골짜기를 에워싸고 있는 지리산의 주요 명칭이 가깝게 위치하고 있으나 지금은 나무를 하던 사람들이나 화전민들의 전설로만 기억 되기에는 아까운 지명들이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 266호인 공개바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바위를 알린 장본인으로 지금은 세인들에게 아주 많이 알려진 곳이되었다.

 

 

 

 

 

 

 

 

 

 

 

 

 

 

 

 

 

 

 

 

 

 

 

 

 

 

 

 

 

 

 

 

 

 

 

 

호랑이굴로 유명한 천상굴

 

 

 

 

 

 

천상굴 내부에서 바깥을 본 풍경

 

 

 

 

 

 

천상굴은 아레에서 약 3m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호랑이가 새끼를 기르기에 좋은 장소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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